나는 자료 모으기에 굉장히 집착을 갖고 있는것 같다.
자료라고 해봐야 갖가지 이미지나 영상이나 다시는 안 볼것 같은 인터넷에서 긁은 글이나...
학교다닐때의 DATA 등등등...
어린시절엔 수천 수만의 이미지를 일일이 확인하면서 파일이름을 바꾸고 DB 화를 꾀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나,
정리 한 것보다 정리할 것이 너무나 날마다 쌓이는 고로 '방도를 찾기전까지 모으기나 하자' 하고는 자료정리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알고는 있어! 알고는 있다고!
한때 굉장히 좋아했던 작품. 나와의 첫 만남은 좀 특이했다.
옛날, 친구집에 놀러갔더니 친구가 새턴을 틀었는데, 그 때 돌리던 소프트가 '신비의 세계 엘하자드' 였다.
그 소프트는 당시 흔치 않은 한국인 성우기용에 완전 한글판 게임이었다.
새턴이 귀할때인지라 깔끔한 이미지에 한국어로 떠드는 캐릭터들은 정말 진귀해 보였다.
이후, 엘하자드는 TV 공중파나 케이블에서 심심찮게 틀어주는 애니로 찾아왔다.
'다른 세계로 간 주인공이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고 하렘에서 행복하게 살더라'
하는 아주~~ 흔해빠진 판타지(식상해~)의 초석이 될 만한 스토리에, 별다른 자극없는 평화로운 이야기여서
못 보면 아쉬워서 슬펐다... 한 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새턴용 소프트로 처음 만나게 된 인연 때문인지 다른 사람들보단 좀 정을 붙이고 봤던것 같다.
하지만, TV 판 애니에선 푼수로 나오는 이프리타 보는 재미가 좀 있었을 뿐, 객관적으로 매니아를 양산하게 할 요소같은 건 아주 부족해 보였다.
(이건 비단 엘하자드만의 분위기라기보단, 당시는 정말 괜찮은 애니가 너무 없었다. 그 당시는 일본이 돈이 너무 많아서 주체를 못할 '불황은 꿈도 안 꾸던' 시기여서 '어쨌든 만들면 팔린다' 는 거품이 일조한 풍조라고 생각한다.
에반게리온이 좀 말이 많지만 에바 등장 이후부터 TV애니들이 작품의 분위기에 진지하게 고민한 듯한 작품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한다(아주 주관적인 견해).
대신, 그 당시는 훌륭한 만화들이 중고등학생들의 정서를 지배했었다. 이나중 탁구부... 그리고
형제 괴짜가족 등등등)
그러다 만화판 엘하자드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림이 상당히 깔끔하고 예뻤다. 그리고 TV 애니메이션과 아주아주 다른점을 발견했는데
엇, 이프리타가 TV 애니랑 완전 다르네?
왼쪽이 TV 애니메이션 판 이프리타, 오른쪽이 OVA, 만화판 이프리타
3권으로 아주 짧게 함축한 내용이지만 만화 엘하자드의 히로인, 은발의 이프리타는 흑발의 푼수랑은 '몸매' 부터 완전 달랐다. 정말 멋지고, 애절한 매력이 넘쳤다...
~뿅 가버렸다는 얘기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이 TV 판과는 별개로 OVA 판이 발매되었다는걸 알게 되었다.
살아 움직이는 은발의 이프리타의 모습과 목소리를 듣고 싶었던 나는 당시 개념이 없어서 난립하던 와레즈를 헤메다 결국 dat 확장자 방식의 OVA 엘하자드를 구하여 보고야 말았다.
감상은... 뭐랄까... 당시는 떠올리기도 싫은 <수험생> 클래스를 졸업하고 대학 입학을 기다리던
'쩔고 쩔어서 쩔어버린 몸과 마음'
의 반 언데드 상태였다. 그런
'쩍쩍 갈라져 거북등 마냥 가물어 있던 마음에 부족했던 단비같은 이야기'
었다.
(-_- > 참... 순수하게 사물을 바라보던 시기가 있었군)
작품에 대해 약간 오바(...) 했지만, 이 OVA 판 히로인 이프리타는 정말 '훌륭하다'
...윽 길다 있다가...